Readings

20/03/28 우리 눈에 띈 글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 팬데믹이 21세기 인류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논의하는 좋은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박상현 2020년 03월 28일

1. 팬데믹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How the Pandemic Will End
애틀랜틱의 과학전문기자 에드 용Ed Yong이 쓴 이 기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기자가 2018년에 팬데믹이 다가오고 있는데 미국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한 이 이번 팬데믹의 도래와 함께 마치 예언서 처럼 읽히며 큰 화제를 모았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그 후속편에 해당한다. 용은 코로나19(COVID-19) 이후에 태어날 세대를 아예 'C세대(Generation C)'로 불러야 한다고 할 만큼 세상이 크게 변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이 기사는 앞으로 몇 달 동안의 전망과 팬데믹이 어떻게 끝날지를 몇 가지 시나리오로 자세하게 정리하고, 가장 가능성있는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보여주는 아주 뛰어난 글로, 나오자마자 여러 방송사에서 에드 용을 인터뷰하고 있을 만큼 관심을 모으는 중. 여기에서 소개하는 글 중에서 가장 무서운 미래를 냉정하고 과학적으로 이야기하는 글이고, 더 나아가 가장 철학적인 글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타인과의 신체접촉을 두려워하고 꺼리는 것이 익숙해진 세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외로워지고 우울한 존재가 될 것인가.

2. 우리가 아는 노멀은 끝났다

We’re not going back to normal
MIT Technology Review에 실린 글. "이 사태는 일시적인 일상의 중단(disruption)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의 시작이다"라는 것이 이 기사의 주장. 대표적인 예로 격리경제(shut-in economy)를 든다. 집에서 나가지 않고 소비를 하게 되는 세상이 지속되면서 완전히 다른 사회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

이 글은 MIT Tech Review답게 아주 중요한 문제를 하나 지적한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의 행적이 끊임없이 추적당하는 세상으로 들어갈지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위험지역을 여행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인 콘서트장 같은 곳으로 이동하면 경고 메시지가 뜰 것이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가장 혹독한 댓가를 치르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될 것.

3. 팬데믹 이후의 세계

How the World Will Look After the Coronavirus Pandemic
이 기사는 Foreign Policy에 실린 글인 만큼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될지를 전망하는, 거대한 추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은 과거보다 덜 개방적이고, 덜 부유하고, 덜 자유로운 곳으로 변할 수 있고,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는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화로 변화할 것이고, 미국의 리더십이 실패한 것이 분명해졌고, 많은 나라의 정권이 이번 사태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글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1930, 4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변화처럼 처음에는 국수주의 흐름으로 흐르다가 결국 그걸 이겨내고 실용적인 국제주의로 새롭게 발도움할 것으로 전망한다.

4. 코로나19는 거대한 사회실험

The new coronavirus economy
이 글은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이고 (따라서 페이월이 있으니 프라이빗 모드 등의 방법을 사용하시길), 일간지 답게 현장의 목소리에 가장 충실한 전망을 이야기한다. 현재 기업들 마다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의 습관변화 가능성을 설명하는 기사. 스트리밍 비디오, 헬스장, 의료서비스, 게임산업 등의 변화를 전망한 깔끔한 기사.

5. 사회변화 총정리판

Coronavirus Will Change the World Permanently. Here's How.
당신이 만약 회사에서 '코로나19 이후 세계 변화전망'이라는 보고서를 써야 한다면 바로 이 글이 당신에게 필요한 글이다. 각 분야의 "big thinker" 34명에게 팬데믹 이후의 세계 변화를 전망해달라고 부탁해서 수집한 사회변화 총정리판.

커뮤니티, 테크, 의료/과학, 정부, 선거, 국제경제, 라이프스타일 등으로 나눠서 꼼꼼하게 정리했다. 한 사람이 쓴 글이 아니라 약간 들쭉날쭉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시각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 조너선 하이트가 보는 팬데믹 이후

A Post-Corona World
이건 글이 아니라 팟캐스트. 재미있고 통찰력 넘치는 테크분석으로 유명한 뉴욕대학교의 스캇 갤로웨이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바른 마음'(The Righteous Mind)의 저자 조너선 하이트를 초대해서 나눈 대담이다. 갤로웨이와 같은 학교 교수이면서 갤로웨이가 "과격한 중도주의자"라고 부르는 하이트의 전망은 당장은 어둡지만, 장기적으로 희망적이다. 어쩌면 위의 모든 글을 읽고 나서 우울해졌다면 하이트의 설명으로 다소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듯. 물론 조너선 하이트의 팬이라면 꼭 듣고 싶을 팟캐스트.


Image by Christian Slater from Pixaby

c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