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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내의 다양성과 포용적 문화로부터 대학 밖의 사회로

2021 커먼즈어워드 다양성 부문 수상자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

김채연 2022년 03월 15일

2022년 1월 18일 제2회 커먼즈어워드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커먼즈어워드는 열림, 다양성, 참여라는 커먼즈의 가치를 실천하는 혁신가에게 사단법인 코드가 감사의 표시로 드리는 상입니다.
이 글에서는 2021 커먼즈어워드 '다양성' 부문 수상자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2021 커먼즈 어워드 ‘다양성’ 부문 수상이라는 영광스러운 계기를 통해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와 그 활동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고 나눌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 전 구성원을 대신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3기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심리학부 교수 김채연입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음에도 참여하시는 분들의 뜨거운 열정과 응원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시상식에서도 제가 잠깐 말씀드렸었지만, 커먼즈 어워드 ‘다양성’ 부문의 수상자 선정 기준이 ‘소외없는 포용, 자율적인 공동체 구현, 그리고 다른 영역, 주체와의 연계’로, 그간 다양성위원회가 추구해온 활동의 목표들과 잘 연결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도 ‘포용적인 공동체’로서의 고려대학교를 위해 다양성위원회가 수행해 온 주요 활동들을 소개드리고, 이러한 활동들을 고려대학교 밖의 다른 대학, 더 나아가 시민 사회와 연계하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2019년 1월 고려대학교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하여 총장 직속쵳 정책자문기구로 설립되었습니다. 위원회의 첫 3년을 한 줄 요약하자면, ‘다양성 현황 조사와 교육/연구/문화 활동’을 부단히 시도하고 수정 발전시켜온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하여 햇수로 4년차를 맞이하는 지금 학교 안 구성원들의 지지와 학교 밖 사회의 관심이라는 열매를 하나 하나 맺어가고 있지요. 먼저 다양성 현황 조사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장기적인 다양성 현황 추적 조사, 다양성 지수 개발 보고

출범 첫 해, 다양성위원회의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고려대학교 다양성 현황에 대한 원년 조사를 실시하고 그 조사 결과를 지수화한 데에 있었습니다. 현황 조사는 생태학적 다양성 분석과 구성원 의식 조사,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실시되었습니다. 생태학적 다양성은 시설, 규정, 제도와 특히 인적 구성에 대한 현황 자료 수집을 통한 분석을, 구성원 의식 조사는 학생(학부생, 대학원생), 직원 및 교수 집단의 고려대학교의 다양성에 대한 주관적 경험과 다양성 인식에 대한 분석을 의미합니다. 각각은 개방성, 포용성, 형평성의 다양성 가치에 근거한 모델을 통해 고려대학교 다양성지수(Korea University Diversity Index, 이하 KUDI)-I, II로 정량화되었습니다. 이렇듯 다양성에 대해 단순 지표가 아니라 구성원의 특성에 기반하여 모델링한 결과인 지수를 개발하고 보고하는 경우는 국내 대학은 물론, 기업 등 다른 조직뿐만 아니라 국외의 경우에도 흔치 않습니다.

KUDI-I, KUDI-II와 상세한 분석 내용은 고려대학교 <다양성보고서>에 담아 교내 주요 부서 및 교외 유관 기관에 인쇄본으로 공유했고요, 관심있는 모든 분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열람하실 수 있도록 온라인에 개방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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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현황조사와 보고서의 중요한 기능은,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성이 존중되는 포용적인 고려대학교를 위한 정책들을 제안하는데 있습니다. 제안된 정책들은 다양성위원회와 리더 그룹을 포함한 대학 본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현되기도 하고, 이듬해 다양성위원회의 자체 활동을 통해 펼쳐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실현된 정책과 활동들이 또다시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증진에 어떤 선순환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다양성위원회가 첫 다양성 현황조사 시점부터, 조사가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격년으로 지속적으로 실시될 것을 천명한 이유입니다. 정기적,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추적 조사 또한 다양성 조사를 실시하는 세계 여러 대학과 기관을 고려해보아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2021년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최초 조사에 이은 첫 추적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2019년과 2021년의 다양성 현황을 직접 비교, 분석한 흥미로운 결과는 2022년 3월 <다양성보고서 2021>을 통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곧 그 결과를 가지고 커먼즈랩을 통해 다시 한번 인사드릴 수 있을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다양성 교육 개발, 연구 지원 및 포용적인 문화를 위한 활동

다양성 현황 조사가 격년으로 이루어진다면, 교육과 연구, 문화 활동은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에서 여러 모습으로 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다양성위원회 혹은 유사한 기능을 지닌 조직을 보유한 여러 대학 중 고려대학교가 가진 고유한 특성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교양 교과 ‘다양성과 미래사회’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의 주요 책무를 고려해볼 때, 다양성위원회가 근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구성원에 대한 다양성 교육입니다. 교육의 대상은 모든 구성원이 될 수 있지만, 먼저 학생, 그중에서도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커리큘럼에 다양성의 가치를 심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했습니다. 다양성위원회 설립 원년 시작된 연구의 결과로, 2020년 2학기 국내 대학 최초로 다양성 관련 교양과목 ‘다양성과 미래사회’를 개설했습니다. 해당 과목은 강의자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의 방식을 취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특강, 이에 대한 토론, 그리고 대화 혹은 과제형 쌍방향 참여의 형식을 시도했습니다. 수강생들은 강의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수강 후 본인의 다양성에 대한 수용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다고 보고했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수강을 권유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이에 2021년 1학기부터는 2개 강좌가 개설되어 현재까지 총 5개 강좌가 진행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학부생들에게 다양성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상과 강의 형식의 범위를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하나의 교양 교과에 그치지 않고, 전공 교과를 비롯한 교과 과정에 다양성의 가치가 스며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간 ‘다양성과 미래사회’ 강의를 담당해오신 강의자들이 강의 이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셔서, 앞으로 어떤 강의자가 이 과목을 담당할 경우에도, 강의자에 따른 개성을 살리면서도 다양성 교육의 주요 목표와 뼈대가 공유될 수 있도록 ‘강의 안내서’를 마련해주셨습니다. 그간의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교육 경험을 다른 교육기관에서도 참고할 수 있도록 강의 안내서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비교과 프로그램 ‘체인지메이커’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에서는 교과 과정과 더불어 비교과 활동을 통해 다양성 교육을 다면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비교과 활동 프로그램인 ‘체인지메이커’는 고려대 안에 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다양성 가치를 실천하려는 학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비교과 활동을 지원하는 고려대학교의 프로그램 장학금과 연계하여 지원됩니다. 2020년 체인지메이커들은 ‘미래의 꿈’을 주제로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다양한 꿈을 표현할 수 있는 ‘드림웨어’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2021년 체인지메이커들은 온라인 상에서 익명성에 기대어 발생하는 학생들 간의 소통의 문제와 혐오 표현들을 소재로 삼고, 이러한 문제의 기저에 능력우선주의가 팽배해있지 않는지 진단해보았습니다. 이 결과를 학생들 스스로 대학 본부에서 총장, 부총장 및 처장단에게 직접 발표하고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학부 학생들의 자발성이 비교과 프로그램의 근간입니다. 다양성위원회는 그 자발성이 대학 내에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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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대상 다양성 연구 지원과 결과 공유

학부생 대상 교육과 더불어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에서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성 교육과 연구지원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 1회 다양성 연구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5개 대학원생 연구팀은 2021년 10월 ‘Think within, Talk across’라는 제목의 연구공유발표회를 통해 수행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여러 분야의 대학원생들과 다양성을 공통 분모로 융합적인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연구 지원과 발표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2년 제 2회 연구공모전에서는 총 10개 팀의 연구가 선정되어 양적 성장을 이루었고, 한층 더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가 완성도 있게 계획되어 질적인 면의 성장 또한 기대됩니다.

대학원 대상의 연구 공모전은 다양성 관련 연구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이고 있으며, 연구 결과는 학회 발표, 저널 게재,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한 발표회 영상 게시 등을 통해 확산하고 공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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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컨텐츠 ‘디베르시타스(Diversitas)’ 발간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다양성 콘텐츠가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다양성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간행물 『디베르시타스』를 매달 발간하고 있습니다. 2020년 6월 제 1호 발간을 시작으로 매 호 두 편의 글을 실어, 2022년 2월 제 21호까지 기업, 역사, 과학기술, 미디어, 문화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다양성을 주제로 쓴 글 총 42편의 글을 펼쳐냈습니다. 『디베르시타스』는 매달 전체 교수들과 교내 부서, 교외 유관 기관에 종이책 형태로 배송되고, 고려대학교 전 구성원에 이메일을 통해 공유됩니다. 종이책 출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지속가능한 다양성 컨텐츠의 개발과 축적, 공유를 위해 현재 웹서비스를 개발중입니다. 앞으로 모바일 친화적 환경에서 다양한 독자들을 만나고자 합니다.

2021년 11월에는 다양성위원회 기획으로, 그간 축적된 ‘디베르시타스’의 글 중 일부를 엮어 동아시아출판사를 통해 ‘다름과 어울림’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을 출간했습니다. 이는 3년차를 맞이하는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가 교내를 넘어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과 다양성에 대해 소통하는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한 의미있는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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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활동의 공유와 사회 확산

여기까지가 지난 3년 간 고려대학교 다양성위원회가 수행해 온 주요 활동들입니다. 2022년을 기점으로 다양성위원회는 그간 고려대학교 내에서 펼쳐 온 활동들을 정교화하고, 고려대학교 밖의 사회로 활동의 범위를 넓혀가려고 합니다.

다양성 현황 조사와 다양성 지수의 경우 다른 대학에 방법과 경험을 적극 공유하는 것을 넘어, 대학 이회의 공공 기관이나 민간 단체의 경우에도 응용 가능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단순 지표가 아닌 모델링을 통한 지수 개발의 경우, 대상 기관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잘 고려하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022년에는 고려대학교 다양성연구소가 설립되어, 외부 재원 확보를 통한 연구 개발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성 교과의 경우 ‘다양성과 미래사회’ 강의 안내서를 통해, 원하는 모든 교육기관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교과, 비교과 활동을 포함한 고려대학교의 다양성 교육은 앞으로 캠퍼스 밖의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응용, 확대되어, 다양성 가치를 시민 사회와 공유하는데 첨병이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학원생 연구공모전의 경우 고려대학교 대학원생에 한정하지 않고, 다른 대학의 학생들로 범위를 확대하여, 본격적인 다양성 연구 공유와 협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겠습니다.

디베르시타스에서 파생된 ‘다름과 어울림’ 출판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발 다가선 만큼, 앞으로 웹서비스를 통해 다양성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방하고 공유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말씀드린 다양성위원회의 다양한 활동 영상은 다양성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교내 다양성 문화 확산을 위해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상 ‘Unity in Diversity’를 비롯하여 다양성 강의, 연구공유발표회 및 문화 관련 영상을 공유하고 있으니, 언제든 방문하여 널리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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