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커뮤니티, 국가 등의 사회조직은 규모와 상관없이 오래동안 지켜온 (혹은 애써 무시하면서 키워온)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구성원이 새로운 문화규범을 따라야 할까?
물론 출퇴근 시간이나, 건물 내 금연 처럼 기업이나 국가 조직이 강제할 수 있는 새로운 규범들도 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 퍼져있는 문화는 항상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통화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경찰이나 차장/기관사가 아무런 경고나 제재를 하지 않아도 승객들이 스스로 알아서 통화를 자제한다. 한 사회가 새로운 규범을 더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외부의 강제 없이도 지키기로 하는 일은 항상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않으며, 누군가의 노력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구성원의 몇 퍼센트가 새로운 규범을 따르기로 할 때 조직/사회 전체로 확산될 수 있을까? 사이언스Science에서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그 매직 넘버는 25%라고 한다.
소위 “사회변화를 위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관한 연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있어왔고, 대개는 10%에서 40%까지 다양한 숫자가 제시되곤 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아넨버그 스쿨Annenberg School for Communication에서 네트워크 역동성을 연구하는 데이먼 센톨라Damon Centola는 티핑 포인트를 찾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연구했다. 그 결과,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25% 미만일 경우 전체로 확산되는 데 실패하지만, 그 선을 넘는 순간 전체 그룹이 빠르게 새로운 규범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지막 한 명을 확보하느냐, 마느냐가 확산과 실패를 가름하기도 했다. 센톨라는 대규모 사회변화의 경우, 사람들은 그 티핑 포인트에 다가가고 있는지를 알기 힘들지만, “단 한 명이 추가되어 25%가 넘으면 집단 전체가 생각을 바꾼다”고 한다.
이 연구는 전통적인 견해, 즉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과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끈다. 즉,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소수여도 전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이나 소수자에 대한 사회인식, 환경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일은 생각처럼 어려운 게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또한 위험성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중국정부가 소셜 미디어에서 펼치고 있는 친정부 프로파간다 캠페인처럼 대중의 생각을 콘트롤하려는 시도 역시 소수의 구성원만 바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