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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일자리에 필요한 스킬 3가지: 문제 해결 능력, 협업 능력, 디지털 리터러시

[정재훈] 미래에는 당신이 '어떻게' 전문가가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E Editorial Team 2018년 09월 13일

달라진 환경, 달라지지 않은 교육

앞으로 우리는 무슨 일을 하고 살게 될까? 장래에는 어떤 스킬들을 갖추어야 할까?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많이 떠오르는 질문이다. 인공지능을 앞세운 자동화 시대가 도래하게 되면 인간은 반복노동으로부터는 벗어날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자리가 롱테일, 계약직 또는 프리랜서 직종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흐려진지 꽤 되었다. 소위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도래이다. 미국에서는 2020년이 되면 근로자의 40%가 이에 해당될 것이라고 한다.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초등학생이 갖게 될 미래 일자리의 65%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배우는 방식은 수십년, 수백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교사와 교수의 일방통행식 강의를 받아 적고 외우기, 질문보다는 정답찾기, 틀리면 질책받고 점수잃는 분위기, 획일화된 교육 컨텐츠, 정량평가, 한 줄 세우기, 경쟁 일변도 등으로 대변되는 행태가 쉽게 바뀌지 않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이는 19세기 이후 진행된 산업혁명 시대에 수립된 학교 시스템에 걸맞은 교육 방식이었다. 측정가능한 업무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는 인재를 규격화된 방식으로 양성하기에 적합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이 다가올 시대에도 과연 올바른 방식일지 물어봐야할 시점에 이르렀다.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2030년 경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대학이 사회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사나 교수만이 가르치는 시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명강의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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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도 앞으로는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미래에는 당신이 “어떻게’ 전문가가 되었는지는 상관하지 않고 “무슨 일을 얼마나” 잘 할 줄 아느냐만 따지게 될 것이다. 교육의 내용면에서도 바뀔 것이 많다. 얼마든지 인터넷 검색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지식을 암기하게 하고 측정하는 방식의 교육은 무모하고 불필요한 일이다. 창의적이고, 자동화로 해결하지 못하는, 인간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직무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18세기 이전 르네상스 시대에 했던 교육방식에서 답을 찾자는 견해도 있다. 지금까지 등한시해 온 책읽기, 글쓰기, 말하기, 역사, 철학, 수학, 음악, 미술 등이 오히려 필요하다고 한다.

미래의 일자리가 요구하는 기술

많은 이들이 말하는 미래 인재에 필요한 스킬 중 첫 번째는 단연 문제 해결 능력이다. 이어 협업 능력, 소통 능력, 글로벌 업무능력 (다양성 감수성, 언어, 적응능력) 등이 뒤따른다. 이코노미스트도 이에 더해 리더십, 디지털 리터러시, 비판적 사고, 창의성을 필요한 스킬로 뽑았고, 2017년 세계경제포럼은 그에 정보검색능력과 분석능력, 호기심과 상상력을 더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문제해결 능력 (goal), 협업능력 (human skill), 디지털 리터러시 (technical skill)로 압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중 문제 해결 능력은 구글이 인재를 찾는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구글은 종합인지능력 (general cognitive ability), 업무관련 지식, 리더십, 구글스러움 네 가지 지표를 가지고 채용한다. 이 중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종합인지능력이며, 이에 연계되는 것이 바로 문제 해결 능력이다. 풀어서 얘기하면 문제를 발견하고, 파악하고, 질문을 통해 그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빠르게 배우면서, 복잡하게 얽힌 문제에 대해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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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문제란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고, 우리 삶에서 맞닥뜨리지만 쉽게 풀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을 말한다. 현재 인류가 직면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누구도 가보지 않았거나 풀지 못한 미지의 길이다. 구글을 비롯한 모든 기업들이 이에 도전하며 스스로 길을 찾고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뽑고 싶어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속에서 앞으로 직원이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인지라 종합인지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상대적으로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업무관련 지식은 종합인지능력이 높으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고 본다. 리더십은 함께 할 사람들과 공감하며 소통하고 동기부여하며, 자발적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협업하지 못하는 천재는 뽑지 않는다. 구글스러움 역시 애매모호한 상황을 불편해하지 않고 즐기며 창의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고, 거기에 열정과 겸손함, 명확하고 설득력있는 소통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면 최상의 인재라 불릴 수 있다. 구글에서 GPA를 따지지 않은 지는 꽤 오래 되었다. 3년 이상의 업무 경력을 가진 후보자에게는 아예 그 자료를 요청하지 않는다.

달라져야 할 교육

결국 이런 것들이 우리 교육 현장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학생들에게 협력적인 방식으로 문제 해결의 경험을 풍부하게 갖도록 돕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컨텐츠 주입과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부터 끊임없이 그리고 빨리 배우는 학습능력 교육으로 (learn how to learn fast), 그리고 개인의 성장을 돕는 교육으로 좀 더 신속히 전환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나와 우리를 둘러싼 공동체와 사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키우고, 그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정답을 맞추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준비한 답으로 해결되지 아니하는 문제에 직면할 경우에는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구글 면접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아마도 정답을 맞추도록만 훈련받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조리있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낼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한 편이다. 이는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된 이력서로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부분이다. 스스로 축적해온 사물에 대한 관점과 확신이 없으면 그렇게 하기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관점을 쌓으려면 충분한 사고와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하고 몸으로 부딪혀 얻어낸 경험을 통해 이런 스킬들이 쌓이는 것이다. 학생이 직접 문제를 해결해볼 경우 듣는 것보다 훨씬 높은 학습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그리고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게임에 몰입하는 것이 두려워 디지털 기기 활용 자체를 무조건 막기 보다는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프로젝트 기반의 과제나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실제로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미래교실네트워크, 어썸스쿨, GEG SOUTH KOREA 등에서 그런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스킬들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가 학교 담장안에서는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을 제쳐두고 무한 경쟁의 굴레속에서 남들보다 점수를 더 잘 따는데에만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교육 현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입시 위주로 돌아가는 현 교육 시스템 하에서는 누구에게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현행 시스템이나 대학에 입학하는 것에만 목을 매는 일은 또 다른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교육얘기만 나오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이 현실이지만, 누군가는 이 굴레를 하루빨리 끊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게 정부일수도 있겠고, 선생님, 학부모일수도 있으며 배우는 자 스스로일 수도 있겠다. 파괴적 혁신의 시대에 학생들에게 가장 영향력을 행사하는 학부모들의 인식과 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게 어렵다면 학습자 스스로라도 자신이 좋아 하는 일을 찾아 체험해봐야 한다. 자기주도적으로 학습 깊이를 높여가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학습해보거나, 동아리나 프로젝트 형태로 협업하고 소통하며 다양하고 글로벌한 시각을 가지고 창의적인 해법을 만들어가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다. 좀 더 나아가서는 공익목적으로 사회혁신을 추구하는 비영리단체 활동에 참여해보거나, 스타트업 활동을 시작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스킬들을 갖추게 되고, 언젠가는 원하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상 드린 말씀은 전적으로 필자의 주관적인 예측에 불과하므로 필자 역시 그 말에 책임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소한 그것이 인공지능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는 나을 듯 싶다.


필자 정재훈은 현재 사단법인 코드의 이사이며, 구글코리아의 정책협력실 선임정책자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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