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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넷째 주, 우리 눈에 띈 글들

애플에 맞서 '수리할 권리'를 지킨 어느 유튜버의 충고, 테크 업계의 대세가 된 네모라미(squircle)의 비밀, 그리고 애플이 맵을 갈아엎기로 한 결정

박상현 2018년 07월 04일

1. 사우디의 여성 운전 허용, 경제적 이익 9백 억 달러

드디어 여성들에게 혼자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결정이 앞으로 2030년 까지 사우디 경제에 9백 억 달러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블룸버그의 기사. 여성이 혼자 운전할 수 없었던 지구상의 마지막 국가일 정도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사우디 아라비아는 그만큼 여성인력에 대한 낭비도 극심했던 나라. 여성이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사우디의 인력풀을 늘려줄 것이고, 결과적으로 소득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

2. 애플에 맞서 '수리할 권리' 지킨 어느 유튜버의 충고

어느 유튜브의 동영상 하나가 큰 인기를 끌었다. 루이스 로스먼Louis Rossman이라는 이 남자는 뉴욕의 맨해튼에서 애플 제품을 수리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인물. 이 영상에서 로스먼은 자신이 지난 일 년 동안 애플의 변호사들과 겪은 일을 이야기한다. 사건의 발단은 자신이 애플 제품을 수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튜브에 수리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영상을 올려놓는데, 애플이 고용한 로펌이 그 비디오를 내리라고 압박을 가했다는 것.

당황한 그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물어봤지만, 자신의 변호사도 내리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겁을 먹고 애플의 요구를 순순히 따르려고 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어느 순간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변호사의 충고는 어디까지나 충고일 뿐, 자신은 그런 위협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애플에게 "요구에 응하겠지만, 조건이 하나 있다. 내게 공개적으로 요구하라"고 했단다. 다름아닌 DMCA(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을 사용해서 정식으로 요구하라는 조건. 집에서 혼자할 수 있는 수리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의 비디오를 위협적인 방법으로 내리게 하고, 같은 수리를 위해 애플매장에 와서 700달러가 넘는 돈을 쓰게 만들려면, 로펌 뒤에 숨어서 몰래 위협하지 말고 애플이 그렇게 했다는 기록을 남기라고 한 것이다.

그 결과는? 로펌이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일을 경험한 그는 근래들어 크게 일어나고 있는 '수리할 권리' 개념이 왜 중요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소비자들이 정보를 공유해야 할 필요성을 동영상에서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자신처럼 수리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수리법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왜 더 이득인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3. 대세가 된 네모라미(Squircle), 그 화려한 귀환

쿼츠 옵세션이 네모라미(squircle: square+circle)를 집중 탐구한 기사. 초기의 스마트폰과 지금의 스마트폰의 모서리가 살짝 달라진 배경에는 바로 네모라미/스쿼클이 있고, 왜 테크기업들이 네모라미를 만드는데 집착하는 지 설명한다.

네모의 모서리 네 곳을 둥글게 하기 위해서는 모서리에 원을 적용해서 깎아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원이 직선을 만나는 지점이 너무 부자연스럽고 예쁘지 않다는 것. 그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애플의 iOS 7이전의 앱 아이콘과 이후의 아이콘이다. 일반인의 눈으로는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과거의 아이콘을 보는 순간 왠지 답답하고 진부해보인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네모라미/스쿼클의 존재를 깨달은 것이다. 단순하지 않은 네모라미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해커눈의 설명수학적 계산은 꼭 한 번 볼 만하다.

이미 20세기 초에 등장했던 네모라미의 부활을 주도한 것은 물론 애플이고, 그 이후로 삼성과 핏빗Fitbit 등 다양한 기업들이 애플의 뒤를 이어 네모의 모서리를 예쁘게 깎아내고 있다고.

4. 세계의 테크 리더들, 개인정보 논의를 위한 회동

애플과 구글, 삼성,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IBM, 세일즈포스, 인텔, 퀄콤 등 세계 최고의 테크 기업들이 비공개 회동을 한다는 정보를 액시오스가 입수했다. 이회동을 주선한 단체는 ITI 협의회(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로, 테크의 대기업들이 모두 가입해있는 단체.

이번 회동의 의제는 페이스북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과 유럽의 개인정보규제강화. 새롭게 바뀐 테크 업계의 환경에 기업들이 연합해서 대응하는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액시오스는 그렇게 다양한 이해관계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이 쉽게 한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주의 회동은 장기적인 논의의 첫 미팅의 성격일 것으로 분석했다.

5. 애플맵, 처음부터 직접 다시 만들기로

애플이 그다지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서비스들을 꼽으라면 애플맵이 최상위에 있을 것이다. 2012년에 처음 선보이자마자 웃음거리가 되었고, 결국 CEO 팀 쿡이 공개사과까지 했던 서비스가 애플의 지도다. 하지만, 그 후로 6년이 지나도 애플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애플도 애플맵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 서비스라고 판단한 것이 분명하다. 애플은 그동안 꾸준히 개선을 하는 길을 택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개선만으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아예 맵 서비스 전체를 바닥부터 다시 설계해서 완전히 새롭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톰톰TomTom, 오픈스트리트맵 등의 업체에서 받아 사용해왔던 지도정보를 애플이 직접 만들고, 무엇보다 가장 기본인 되는 베이스맵base map을 애플이 직접 설계해서 변하는 도로 상황을 빠르게 반영하겠다는 것. 애플이 그렇게 지도에 관심을 다시 보이는 이유는? 이제는 모바일 서비스의 많은 기능들이 지도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렇게 했을 때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용이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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