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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만 디지털 장관 오드리 탕 (1)

“나는 대만 사람들의 감정과 의견을 전부 디지털 마인드맵에 넣고 싶다”

E Editorial Team 2020년 04월 03일

대만은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동안 방역활동과 대국민 소통에 성공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대만의 디지털 장관인 오드리 탕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마스크 공급 디지털 지도를 만들고, 대만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과 함께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위험지역을 알리는 경보시스템을 빠르게 제작해서 "38세, 아이큐 180의 장관이 만든 정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디지털 장관이라는 특이한 직책과 활발한 활동으로 전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오드리 탕을 (사)코드 발룬티어 강현숙님과 오주영님이 지난 2019년 10월에 인터뷰했다. 이 인터뷰는 여성가족부의 '미래혁신 보고서'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오드리 탕은 16살에 학교를 그만두고 컴퓨터 프로그래밍를 배웠고, 오픈소스 개발자와 함께 G0V라는 단체를 만들어 오픈데이터 운동을 펼쳐왔다. 2016년 8월, 탕은 중화민국 행정원의 무임소정무위원에 임명되었다. 정치 경력도 없고, 공직 분야 경력도 없는 35세 프로그래머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최연소 장관으로 이례적인 발탁이였고, 특히 보수적인 동아시아에서 성소수자(트렌스젠더)로서 장관이 되었다는 사실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디지털 장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공공정책 분야에서 정부와 시민간의 소통하는 것으로, 탕은 장관에 임명된 후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간인 PIDS(Pulic Digital Innvotion Space를 만들었다. 온라인에서 시민들은 정책을 제안을 할 수 있고 5,000명 이상의 공감을 받은 제안은 디지털장관이 직접 제안을 검토한다. 매주 수요일에는 오프라인공간인 PIDS에 와서 직접 정책을 제안을 할 수 있으며,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도 누구나 제안을 할 수 있다.

디지털 장관이라는 말이 낯설다.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인가?

디지털 장관(Digital Minister)은 대만에서도 새로운 컨셉이다. 내 트위터에서도 설명을 해놓았지만, 우선 전체 정부부처들이 디지털 혁신 을 실현할 수 있도록 조율한다. 디지털 장관에게는 별도로 주어진 부처가 없고, 대신 각 부처들의 공무원들이 최소 1명씩 내 사무실로 파견되어 나와있다. 최대 32명까지 파견되는데, 현재는 2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각 부처들 역시 각각 Participation Officers(PO, 개방정부연락인開放政府聯絡人)이라 부르는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팀은 대중의 참여를 위한 디지털 혁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의 역할은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서로 다른 부처간의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이다.

파견되는 각 부처별 공무원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발되는가?

이들을 선발하는 데는 두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다른 팀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팀원들에게 없는 새로운 관점, 가치, 경험을 가져와야 한다. 가령, 문화부처의 팀원은 문화 중심적 관점을, 커뮤니케이션부처의 팀원은 커뮤니케이션 중심적 관점을 가져오게 된다. 각 부처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팀원을 파견하게 하는 이유가 그거다.

두번째는 가져간 만큼 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파견은 되었지만 보고는 나에게 하지 않고 각 부처에게 한다. 나는 그들을 평가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유일하게 요구하는 것은 그들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유해달라는 것이다. 팀원들은 자기가 도움을 받은 만큼 서로 협업을 해야 한다.

이곳으로 판견을 부처별 공무원을 선발하는 기준은 두 가지다. 다른 팀원들에게는 없는 새로운 관점, 가치, 경험을 가져와야 하고, 가져간 만큼 돌려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팀원들은 자기가 도움을 받은 만큼 서로 협업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해당 공무원들은 이 자리에 자발적으로 지원하나?

그렇다. 자발적으로 지원하여 선발된다. 10년에서 30년의 경력이 있는 공무원들이 지원하고, 여기서 배운 것을 자신의 부처로 가져가 전파한다. 어떤 때는 사무총장급의 공무원이 오기도 한다.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파견 근무가 끝나고 나면 부처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러면 대개 차장(Deputy Chief) 이나 과장(Section Chief)로 승진하게 된다. 요즘은 주니어 레벨도 지원하고 싶어한다. 여기서 일하고 돌아간 사람들은 다 승진을 했는데, 그 사실이 여기에 오고 싶어하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되고 있다. 가장 오래동안 파견나온 사람은 현재 3년째 근무하고 있다. 파견기간은 각 부처별로 정하게 된다.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 말고 또 어떤 멤버들이 함께 하고 있는가?

대만에는 Institute for Information Industry(資訊工業策進會)라는 기관이 있다. 이 기관은 IT 관련 정책을 만드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조인트 벤처로, IT 섹터, 소셜 섹터, 학문 섹터, 공공 섹터가 함께하고 있다. 이 기관에서도 역시 사람들을 파견하는데, 이 사람들은 계약에 따라 참여한 특정분야의 전문가들이며 PDIS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다. 이런 민간 전문가들 수는 각 부처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 보다 많지 않게 조절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소개시켜 달라.

2년전 일이다. 세금신고시스템이 오라클의 서비스 중단으로 맥과 리눅스에서 돌아가지지 않았다. 따라서 맥이나 리눅스 사용자들은 갑작스럽게 세금신고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담당 부처에서는 그들에게 윈도우 PC를 빌려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했다. 그게 사용자들을 몹시 화나게 했고, 사람들은 대만정부의 E-Participation 플랫폼에서 세금신고시스템이 얼마나 엉망인지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세금신고시스템을 쉽게 고치는 작업에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재정부에 세금신고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시민들을 초대했고, 이들과 함께 새로운 세금신고시스템을 디자인했다.

새로운 세금신고시스템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사람들을 초대하기 전 E-Participation 플랫폼 사용자들 중 80%가 납품에 부정이 있다고 생각하고 재정부 담당 공무원(Chief)의 사임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사람들을 초대한 후로 불만을 가졌던 그 80%의 사람들이 스스로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워크샵을 통해 세금신고시스템을 함께 디자인했다. 그 결과물이 작년 맥과 리눅스 사용자들에게 파일럿으로 공개되었는데, 96%의 사용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만족한다고 승인했다.

올해는 윈도우 사용자들에게도 파일럿 시스템이 공개되었고 이번에는 98%의 사용자들이 승인했다. 단순히 디자인을 잘 해서가 아니라, 수천 명의 사람들로 부터 그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받아 새로운 세금신고시스템을 만드는데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사례는 건강보험, 모바일컴퓨팅, 국립고궁박물관 등 여러 공공서비스에 적용되었고 이 사례에서 사용된 방법론이 정부디지털서비스가이드라인에도 포함되도록 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사진 출처: 오드리 탕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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